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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사회의 궤적에 영향 미치는 환경적 요소들
    총균쇠 2020. 8. 23.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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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사회의 궤적에 영향 미치는 환경적 요소들

     

    각 대륙의 사람들이 경험한 장기간의 역사가 서로 크게 달라진 까닭은 그 사람들의 타고난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의 차이 때문이었다고, 만약 홍적세 말기에 오스트레일리아와 유라시아의 사람들을 서로 바꾸어 놓았다면, 지금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이었던 사람들이 유라시아는 물론이고 남북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차지했을 것이며 원래 유라시아 곳곳에 간신히 잔존하는 신세로 전락했을 것이다. 몰론 이 같은 단언은 무의미한 것이라고 일축하기 쉽다. 이 실험은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며 실험 결과에 대한 나의 주장도 입증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이 회고적 실험을 통하여 서로 관련된 가설들을 검토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예를 들자면 유럽의 농경민들이 그린란드 또는 미국 대평원으로 이주했을 때, 그리고 궁극적으로 중국에서 출발한 농경민들이 채텀제도, 보르네오의 강우림, 또는 자바 섬이나 하와이의 화산성 토양 등으로 옮겨갔을 때 각각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실험들은 같은 조상을 가진 사람들이라도 어떤 환경에 처하느냐에 따라 전멸하기도 했고, 수렵 채집민으로 되돌아가기도 했고, 아니면 복잡한 국가를 건설하기도 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마찬가지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수렵 채집민들이 플린더스 섬, 태즈메이니아, 오스트레일리아 동남부 등으로 이주한 경우에도 환경에 따라 전멸하기도 했고, 근대 세계에서 가장 단순한 기술을 가진 수렵 채집민으로 되돌아가기도 했고, 수로를 건설하고 어장을 철저히 관리하여 생산성을 높이기도 했다.

    물론 인간 사회의 궤적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소들은 무수히 많으며, 대륙마다 제각기 그 양상이 다르다. 그러나 각 대륙의 차이점들을 모조리 나열한다고 해서 알리의 질문에 대한 답이 되지는 않는다. 내가 보기에는 그중에서 다음 네 가지가 가장 중요한 차이점인 듯하다.

     

    첫 번째는 가축화, 작물화의 재료인 야생 동식물의 대륙간 차이다.

    그것은 식량 생산이야말로 잉여 식량을 축적하는 데, 그리고 아무런 기술적 정치적 이점이 없어도 순전히 그 숫자만으로도 군사적 이점을 갖는 대규모 인구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인간 사회가 조그마한 초기 추장 사회의 수준을 넘어 경제적으로 더 복잡하고 사회적으로 계층화되고 정치적으로 중앙 집권화된 사회로 발전할 때는 언제나 식량 생산이 그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야생 동식물은 가축화, 작물화에 부적합했다. 결과적으로 가축이나 작물이 되어 식량생산에 이용된 종은 소수에 불과했다. 가축화, 작물화를 위한 야생 후보종의 수는 대륙마다 크게 달랐는데, 그것은 각 대륙의 면적 차이 및 (대형 포유류의 경우) 홍적세 말기에 일어난 멸종의 차이 때문이었다. 이 같은 멸종은 유라시아나 아프리카보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남북아메리카에서 훨씬 더 심했다. 그 결과, 아프리카는 면적이 훨씬 넓은 유라시아에 비해 생태학적인 면에서 다소 떨어졌고, 남북아메리카는 아프리카보다도 떨어졌으며 오스트레일리아는 아메리카보다도 떨어졌고 알리의 뉴기니도 (면적은 유라시아의 70분의 1에 지나지 않고 그곳에 있던 대형 포유류는 홍적세 말기에 모두 멸종되었으므로) 마찬가지였다.

    각각의 대륙에서도 동식물의 가축화, 작물화는 그 대륙의 전체 면적 중에서 작은 일부분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기술 혁신과 정치 제도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사회는 스스로 발명하는 문물보다 다른 사회로부터 받아들이는 문물이 훨씬 많았다. 그러므로 어느 한 대륙에서의 확산과 이동은 그곳의 여러 사회가 발전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결국 각각의 사회는 (환경이 허락하기만 한다면) 대체로 다른 사회에서 발전된 문물들도 공유하게 된다. 그렇게 되는 과정은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머스킷 전쟁을 통해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어떤 이점을 갖지 못한 사회는 그것을 가진 사회로부터 그 이점을 얻어내거나 아니면 (얻지 못하면) 그것을 가진 사회에 의해서 교체되고 마는 것이다.

     

    두 번째 차이는 바로 확산과 이동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고, 이것 역시 대륙마다 크게 달랐다.

    확산과 이동의 속도는 유라시아에서 가장 빨랐는데, 그것은 유라시아의 주요 축이 동서방향이며 생태적 지리적 장애물도 비교적 적기 때문이었다. 물론 가축과 농작물은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고 따라서 위도가 매우 중요하므로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술 혁신의 확산에 있어서도 (그 기술이 여러 가지 환경에서도 변형을 거치지 않고 잘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역시 비슷한 논리가 성립된다. 아프리카에서의 확산 속도는 유라시아에 비해 느렸고, 특히 남북아메리카에서는 더욱 느렸는데, 그것은 이들 대륙의 주요 축이 남북 방향이며 생태적 지리적 장애물도 많기 때문이었다. 전통적인 뉴기니에서도 확산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그것은 험준한 지형과 등뼈처럼 뻗은 높은 산맥 때문에 정치적 통일이나 언어의 통일을 위한 노력이 별다른 진전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각 대륙 ‘내부’에서의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이 같은 요인들과 관련하여, 세 번째 요인들은 바로 각 대륙 ‘사이’의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인데, 이것들도 가축 작물과 기술을 축적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어떤 대륙은 다른 대륙에 비해 더 많이 고립되고 있고, 따라서 대륙간 확산의 난이도 역시 각각의 경우에 따라 달라졌다. 지난 6000년 동안에는 유라시아로부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로 확산되는 것이 가장 쉬웠고, 아프리카의 가축들은 대부분 그렇게 해서 들어왔다. 그러나 동서 각 반구 사이에서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복잡한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확산이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저위도 지방에서는 드넓은 대양에 의하여, 고위도 지방에서는 수렵 채집 생활에나 알맞은 기후와 지리적 조건에 의하여 유라시아로부터 격리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는 인도네시아 열도로 인해 유라시아로부터 격리되어 있었고, 따라서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이 유라시아로부터 얻었다고 입증된 문물은 딩고 하나뿐이었다.

     

    네 번째이나 마지막 요인들은 각 대륙의 면적 및 전체 인구 규모의 차이다.

    면적이 넓거나 인구가 많다는 것은 곧 잠재적인 발명가의 수도 많고, 서로 경쟁하는 사회의 수도 많고, 도입할 수 있는 혁신의 수도 많다는 뜻이다. 그리고 늘 혁신적인 문물을 도입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그만큼 커지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회는 대개 라이벌 사회에 의해 제거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피그미족을 비롯, 농경민들에 의해 교체된 수많은 수렵 채집민 사회가 그런 운명을 맞이했다. 한편 완고하고 보수적이었던 그린란드의 스칸디나비아 농경민들도 똑같은 운명에 처했는데, 그들은 오히려 그린란드의 조건 속에서 살아가는 데 훨씬 더 우수한 식생활 방식 및 기술을 가지고 있던 에스키모 수렵 채집민들에 의하여 교체되었다. 면적 및 경쟁 사회의 수를 보자면 전 세계의 땅덩어리 중에서 유라시아의 규모가 가장 컸으며, 오스트레일리아와 뉴기니는 훨씬 작았고 특히 태즈메이니아는 더욱 작았다. 남북아메리카는 전체 면적은 꽤 넓지만 지리적 생태적으로 분열되어 있었으며 사실상 연결이 약한 두 개의 작은 대륙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592-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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